학력(어느 수준까지 공부했는가를 말한다)은 있는데, 학벌(일류 대학을 나왔느냐를 따진다)이 떨어지는 사람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학벌이 중시되는 집단은 가능한 한 멀리해라.
한국 사회에서 학벌과 학력은 파벌을 만드는 구심점이 되며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
학벌이 신통치 않으면 학력이 아무리 좋아도 일단은 제쳐진다.
학벌 쟁쟁한 인사권자들이 이류대 졸업자들의 서류들을 거들떠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말이다.
이 사실을 모르면 이류 학벌로 기를 쓰고 일류 학벌 집단에 들어가려고 애쓰다가 좌절하거나,
그 집단에 별의별 방법을 다 동원하여 들어간다고 해도 외톨이 신세가 되고 만다.
자기 자신은 스스로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자신하여도 학벌로 만들어진 학연의 벽을 뚫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라.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다니나 마나 한 대학을, 그것도 대학원까지, 기 쓰고 다시면서 취직 걱정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학벌이 약한 사람이 취직을 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1998년 초,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풍비박산 나면서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웠던 시절,
내가 경영한 외국법인에서 신입 여직원들이 필요하여 이른바 일류대 취업실에 공고를 부탁하였던 적이 있다.
자격은 영어와 컴퓨터 활용 능력이었다.
예상대로 수많은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제출된 이력서 중에는 내가 학교 이름조차 한번도 들어 보지 못했던 한 지방대 졸업자가 한 명 있었는데,
영어나 컴퓨터 모두 상당한 실력을 객관적으로 갖추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흥미를 느껴서 면접 대상자에 포함시켰다.
그리고 면접에서 나는 그 지원자에게 물어보았다.
일류대 출신이 아닌데 어떻게 이력서를 제출할 수 있었는지를.
그녀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저는 지방대 출신이지만 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은 일류대 졸업자보다 더 많이 갖추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지방대 출신에게는 면접 기회조자 안 주어집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서울로 밤 기차를 타고와 서울의 유명 대학교 취업 게시판들을 살펴보고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나는 그자리에서 그녀의 채용을 결정하였으며 다른 면접 대기자들은 만나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웬걸, 그녀는 더 좋은 회사에 취직이 결정되어 내 회사에는 나오지도 않았다.
예를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
오래전 무역학과 출신들을 신규로 공개 채용하였을 때의 일이다.
물론 일류대 무역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자들이 뽑혔다.
그리고 얼마 후 내게 소포 하나가 배달되었다.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던 어느 지방대 출신 학생이 보낸 것이었다.
열어 보니 두껍고 낡은 노트 몇 권이 들어 있었다.
그 노트들에는 그 학생이 학창 시절에 수년 동안 무역회사들을 발로 찾아다니며 얻어 낸 무역 실례들과 각종 무역 서류들의 형태와 작성 기법, 그리고 실무적 주의사항들이 꼼꼼히 기록되어 있었다.
동봉된 편지에는 '저는 정말 자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과 900점에 가까운 토익 점수 사본이 들어 있었다.
(이후 내용은 이미 전형절차가 마무리되어 다른 회사에 강력 추천해주어 입사했다는 이야기)
-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sayno@korea.com), 데이원, 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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