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을 잘 준비하고 공항에 내려 렌트를 하려는데 예상치 못하게 일이 꼬여 난감했었고, 아는분에게 연락도 잘 안되었고, 간신히 연락되어 신부님차를 얻어타게 되었다는 상황)
....
권 신부님의 차를 얻어타고 오틸리엔 숙소로 갔을 때는 이미 밤 열한시가 넘어 있었다.
만일 렌트를 해서 내가 혼자 차를 운전해 갔더라면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았다.
내비게이션이 있다고 해도 입구도 (더구나 캄캄한 밤. 한국과는 달리 불빛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모르겠고,
도착해서 어디 벨을 눌러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길을 물어볼 독일어 실력도 내게는 없었다.
더구나 여기는 독일의 시골이고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 길거리에 사람 자체가 없었다.
권 신부님께 정말 죄송했지만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공힝에서 차를 렌트하지 못한 것은 아마도 하느님의 배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빌렸으면 고생을 하거나 정말 두려움에 사로잡힐 뻔 했다.
침대에 엎드려 두 손을 모으로 나는 한참 웃었다. 그리고 기도했다.
"아빠, 오늘 완전 멋지세요. 드라마틱했어요!"
그리고 권 신부님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해 주십사 부탁드렸다.
- 수도원 기행 2, 공지영 p 108~109
'마음공부 > 공지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를 위한 기도 (0) | 2024.03.05 |
---|---|
하느님은 나를 기다려 주신다 (0) | 2024.02.20 |
또 다른 충고들 (0) | 2024.02.19 |
18년 만의 영성체 (1) | 2024.02.09 |
어떤 잡지에 실린 글 (0) | 2024.01.25 |